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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2년 4개월간의 1일 1커밋 회고

22년도
23년도
24년도

시작 (22.07)

22년 7월,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의 길을 선택했던 시기다.

 

이 당시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내 머릿속을 코드로 표현할 수 있는가? 였다.

어떠한 요청(input)이 들어왔을 때, 내가 자바스크립트로 표현(Output)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코딩 테스트의 중요성도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알고리즘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을 풀기만 하기에는 아쉬웠다.

25살의 늦은 나이로 대학에 입학했기에, 어리고 똑똑한 친구들과 경쟁해야 했던 나는 나만의 장점을 발휘할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중간에 그만두는게 더 별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긴 했지만, 어느 상황에서건 내가 잃을 건 없었다.

 

실행을 주저하기엔 시간이 아까웠기에, 하루하루 커밋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꾸준한 동기부여

 

1일 1커밋을 시작한 지 2주가 되었을 때쯤, 가족과의 식사 자리였다.

 

내 마음속에서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크게 들었다.

 

그래서 노트북을 열고 14개가 연속으로 쌓인 잔디를 보여주며 말했다.

 

나: 엄마 내가 요즘 하고 있는건데, 멋있지”
엄마: “뭔데?”
나: “그런게 있어” (ㅋㅋ)

 

그때 나는 엄마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 2주밖에 안되었는데, 뭔가 너무 말이 앞서는 것 같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도 뭔가 나는 자랑하고 싶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다.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알려서 그걸 지속하고 싶었다.

 

 

2주가 지나고 한달이 지날 때쯤, 슬슬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이걸 한다고 누가 알까??, 목표한 1년을 채우려면 아직 한참인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걸 언제 다 하지??

 

동시에 내가 해왔던 한 달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나는 한달이나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왔는데, 여기서 포기하기는 아쉬웠다.

 

이 때의 나는 나를 이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어디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대학교에 아주 늦게 입학한 신입생인데, 내가 얼만큼 간절한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단순히 그걸 알고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지를 간절함의 크기로 보았던 것 같다.

 

 

 


 

 

첫 위기 (22.10)

22년도 말쯤 우아한테크코스를 준비하며 4주 간의 프리코스 미션을 진행했을 때다.

2학년 2학기로, 18학점의 수업도 함께 듣고 있었다.

 

4주 간의 기간동안 수업 듣기 + 프리코스 미션 수행 + 알고리즘 풀기 를 지속하는 건 굉장히 어려웠다.

 

쉬운 알고리즘을 푸는(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내 실력에서 챌린지를 느낄만한 알고리즘을 풀었다. (프로그래머스 레벨 1)

 

 

유혹이 찾아왔다.

- 어차피.. 너가 프리코스를 진행한 건 다 PR에 남잖아.이걸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
- 너가 알고리즘에 쏟는 1-2시간을 프리코스에 더 쏟으면 좋지 않을까?
- 선택과 집중, 좋지않아?

 

 

 

아 싫은데…

나는 싫었다.

결과에 대해 핑계를 대기 싫었다.

 

내 결과에 허락된 형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뿐이라고 생각했다.

 

커밋, 우아한테크코스, 학점 3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다.

 

 

 

몰입

이때는 커밋을 하기 위해 거의 목숨(?)을 걸었다.

하루라도 잔디가 채워지지 않으면 안 돼서 진짜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루라도 빠지는 순간… 이 전까지의 모든 내 노력이 부정당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의 중요성도 함께 느꼈던 것 같다.

잠을 못 자거나, 밥을 못 먹으면 내일 먹거나 자면 되는건데, 시간이 지나간 커밋은 되돌릴 수 없다고 뼈져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지나간 버스와 시간은 돌아오지 않더라…

 

 


 

 

Leets를 만들며 (23.03)

우아한테크코스는 1차는 붙었지만, 최종합격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나는 IT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추후 게시글에 작성하겠다)

 

 

내 동료가 되어라 (???: 너 누군데)

모든 연합 동아리에서 탈락한 뒤, 나는 성장을 위해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은 조직에 들어갈 수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말이다.

 

첫 기수로 시작하는 동아리에서 내가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커밋 기록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내 전문성을 시각적이고 객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것은 9개월동안 굳건히 지키고 있는 커밋 뿐이었다.

 

추후 동아리원에게 물어봤는데 동아리 홈페이지가 있는 것이 1순위, 커밋 기록이 2순위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주었다.

 

 

관성

이 때부터는 관성으로 커밋을 하기 시작했다.

습관을 넘어서, 밥을 먹고 잠을 자듯 당연한 일과로서 자리잡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1일 1커밋을 채우기 위해 강제로라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아 좋았다.

 

혼자만 알고있는 것이 아니고, public하게 보여지는 것이기에 더 잘 작용했던 것 같다.

 

 

 


 


그거 해서 뭐할건데? (24.03)

관성이 된 이후, 1일 1커밋이 더 쉬워졌다.

알고리즘에 더해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커밋이 쌓일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기 때문이다.

몇개월 전부터 이런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 1일 1커밋 요즘 아무나한다던데.
- 그걸 하면 더 안 좋게 본대.
- 다크 패턴이래 

 

크게 개의치 않았다.

1일 1커밋은 스스로를 이기기 위한 약속이었고, 꾸준한 성장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나는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내가 1일 1커밋을 그만두게 된다면, 누군가의 말이나 경험보다 내 필요에 의해서 그만두고 싶었다.

 

내 자신에게 설득당하기 전까지 이어질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24.11)

약 2년 4개월간의 기록을 되돌아보았는데, 먼저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내가 2년 4개월동안 (며칠 깜빡해서 빠진적이 있지만..) 이렇게 길게 무언가 지속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나에게 더 의미있는 점은, 누군가가 시키거나 강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 자신을 이기고,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래서 지속할건가요??

모르겠어요 !!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원래는 취업을 할 때까지 지속할 생각이었으나, 최근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개발자란 코드로 인정받고, 코드로 증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결과물로 증명하고 싶었고, 행동에서 생각과 고민이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 1일 1커밋으로 인해 쌓이는 커밋이란, 결과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과 이면에 숨겨진 나의 고민과 사고 과정에 대해서도 남기고 싶어졌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말이다.